1989년에 개관한 군산시민문화회관은 2013년 폐관 후 길고양이와 쥐들을 새 주인 삼아 전깃불 한 번 켜지 않은 채 십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건물들이 찬란하게 지어졌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시절에 약 삼십 년 동안 그 자리에 꼼짝 않던 공간의 현존감에는 시간이 만들어낸 변화들,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포함한다. 시기마다 공기의 무게는 달랐을 것이다. 각종 발표회로 성황이던 시절엔 흥분을 담은 가벼운 공기들이 흩날렸을 테고 고양이를 주인 삼던 흑백의 시절엔 습기가 짙게 내려앉았을 것이다.
2024년 10월, ‘군산회관’으로 새롭게 부르며 여기저기 난 창과 문을 다시금 활짝 열어둔다. 군산회관은 다시 한번 마음껏 쓰임을 내어주는 사랑받는 장소가 되고 싶다. 이야기가 발견되고 예술과 일상이 교차하는 곳, 지혜가 교환되고 대화의 장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곳을 상상한다. 누군가의 잊지 못할 무용담이 펼쳐지거나, 누군가에겐 습관적으로 들렀다 가는 일상의 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
전시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군산회관 사용법》은 앞으로 쓰일 군산회관의 ‘사용기’를 기다리며 이곳을 다시 기억하게 될 미래의 관객에게 부치는 편지이다.
기간 : 2024년 10월 18일 (금) – 11월 10일 (일)
Period : Oct 18(Fri) – Nov 10(Sun), 2024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Hours : 10am – 6pm, Closed on Monday
장소 : 군산회관(군산시 대학로 308, (구)군산시민문화회관)
Venue : GCC(Gunsan Creative Center, 308, Daehak-ro, Gunsan-si, Jeonbuk-do, Republic of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