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 저널의 첫 글을 쓰기까지 두 달이 걸린 것 같습니다. 온보딩 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회사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일이 직업인 저에게는 이 프로젝트가 그간 해온 일들보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변명해 봅니다.
짧은 시간 제가 이해한 프로젝트의 목표는, 시민들이 도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을 넘어 군산을 찾는 사람들에게까지도 그 매력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동시대적 감각을 바탕으로 군산의 고유성을 다시 살펴보고, 시민·로컬 크리에이터와 함께 군산 안팎으로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죠.
간단히 소개를 끝낼 거라면 두 달까지는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저널을 시작하는 이유와 함께 제가 군산에 온 이야기를 소소하게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군산다움을 찾아가는 방식이 제가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해야 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의 시작과 함께 저는 올해 3월 군산에 전입신고를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나, 군산이 좋아서일까? 라고 생각했을 때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사 오기 전까지 저는 군산에 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로망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이유였습니다. 나답게 살고 싶어 궁리하던 와중에 우연히 오게 됐습니다. 저는 스무살 이후부터 서울에서 살고 일해왔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일원이 되어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이 일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는 번 돈으로 쇼핑과 외식, 여행에 쓰며 해소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기다움에 대한 갈증이 더 커져갔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이게 나다운 걸까?’ 생각했습니다. 자기다워지고 싶다는 욕구가 저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서점을 가보아도, 쇼핑을 하러 가보아도 온통 ’자기다움‘ 키워드의 일색이었으니까요.
저는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개성이 존중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고유의 매력을 만들어가다보면, 앞으로 다양성을 기반으로 각자 자기다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군산에서 이를 위한 프로젝트가 있었고, 운 좋게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합류 후 저는 경력직 답게(?) 빠르게 빠르게 일에 착수했습니다. 타깃을 타깃을 대상화하고, 솔루션을 단정지어 플랜을 세웠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딱 잘라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이러한 과정은 어느 프로젝트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어려울 것이 없다고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던 대로 일을 하고 있던 저에게 어느 날 D가 말했습니다.